마을기업의 지속 가능성은 세대 간의 협업과 새로운 주체의 참여에서 시작됩니다. 이 글에서는 마을기업이 청년층을 조직의 구성원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실천 전략과, 기존 고령층 중심의 조직에서 발생하는 세대 간 갈등을 해결하고 협력 구조로 전환하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안내합니다. 청년 유입을 위한 제도 설계, 역할 설정, 역량 강화 교육, 공동 프로젝트 운영 등 실무에 적용 가능한 전략을 통해 마을기업이 미래 세대와 함께 성장하는 조직으로 거듭나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청년이 없는 마을기업은 오래갈 수 없다
마을기업은 지역 주민이 함께 모여 사업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공동체 기반의 조직입니다. 지역 자원을 활용하고, 지역 문제를 주민 스스로 해결하며, 공동의 이익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매우 이상적인 사회적 경제 모델입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많은 마을기업이 일정 시간이 지나면 운영 동력이 약화되고, 지속 가능성에 대한 고민에 직면하게 됩니다. 특히 그 중심에는 ‘구성원의 고령화’와 ‘청년 부재’라는 구조적 문제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2025년 현재 전국 마을기업의 평균 운영진 연령은 60대 이상인 경우가 절반을 넘습니다. 초기에 주민들의 열정과 참여로 시작된 마을기업도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운영의 중심이 고령층으로 편중되고, 신규 인력의 유입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사업의 확장성, 기술 수용력, 마케팅 감각, 외부 소통 능력 등이 떨어지고 있으며, 이는 곧 사업성과의 둔화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마을기업이 지속 가능하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청년의 참여가 필요합니다. 청년은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고, 변화에 민감하며,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외부와의 협력에도 적극적입니다. 동시에 지역에 정착할 기회를 찾고 있는 청년에게 마을기업은 단순한 일자리 이상의 의미가 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청년이 없어서가 아니라, 청년이 오고 싶은 구조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마을기업에 청년이 유입되기 위해서는 단순한 일자리 제공이 아니라, 주체적 참여가 가능한 구조, 존중받는 조직 문화, 의미 있는 역할 부여, 성장 기회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기존 구성원은 이들과의 세대 차이를 인정하고, 협업의 방법을 새롭게 설계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서론에서는 마을기업의 지속 가능성이 청년 참여에 달려 있다는 점과, 이를 위해 필요한 조직 구조와 문화의 전환 필요성을 짚었습니다. 본론에서는 청년 유입을 위한 구조적 전략, 교육 및 성장 기획, 세대 간 갈등 예방과 협업 모델 등 실무적으로 적용 가능한 전략을 단계별로 안내합니다.
청년 유입과 세대 협업을 위한 조직 설계 전략
청년이 마을기업에 참여하고, 조직 내부에서 역할을 갖고, 지속적으로 머무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채용이나 공모 사업을 넘어서 조직 전체의 운영 방식을 바꾸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본론에서는 청년 유입을 위한 구조 설계, 역량 강화 시스템, 역할 배치, 세대 간 협업 구조 등을 전략적으로 정리합니다. 첫째, 청년 참여의 통로를 다양화해야 합니다. 많은 마을기업은 청년 유입을 위한 방법으로 ‘일자리 제공’이나 ‘청년 마을 정착 사업’을 활용하지만, 이외에도 체험단 기획, 크리에이터 활동, 콘텐츠 제작 협업, 로컬 브랜드 운영, 커뮤니티 매니저 등 다양한 방식으로 청년이 조직과 느슨하게 연결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SNS 운영을 맡기거나, 지역 브랜딩 프로젝트를 청년에게 위탁하는 것도 유효합니다. 둘째, 역할 설계를 명확히 해야 합니다. 청년이 마을기업에 참여했을 때 흔히 겪는 문제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단지 ‘도와줘’라는 역할이 아니라, ‘당신이 맡은 프로젝트는 이것이고, 이 권한과 책임이 있다’는 구조를 설계해야 합니다. 대표적으로 IT 담당, 디자인 담당, 기획 운영자, 체험 프로그램 운영자 등 청년이 자신만의 영역을 만들 수 있도록 업무를 분장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셋째, 청년의 역량 강화 기회를 체계화해야 합니다. 청년이 지역에 머무르는 이유는 ‘배움’과 ‘성장’입니다. 마을기업은 청년이 지역에서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함께 만들어야 하며, 이를 위해 정기적인 실무 교육, 전문가 멘토링, 정책 설명회, 외부 교육 연계 등을 운영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을기업이 자체적으로 ‘청년 학습팀’을 조직하거나, 지역 내 대학 또는 센터와 연계하여 역량 개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습니다. 넷째, 세대 간 갈등을 예방하는 운영 방식이 필요합니다. 고령층 중심의 마을기업에서는 청년의 새로운 아이디어나 디지털 제안이 ‘이질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회의에서의 발언 기회 균형, 존댓말 문화, 중재자 지정, 프로젝트 별 책임제 등 중립적이고 수평적인 협업 구조를 설계해야 합니다. ‘의사결정은 연장자가, 실행은 청년이’라는 구도가 반복되면 갈등이 커집니다. 다섯째, 공동 프로젝트를 통한 자연스러운 협업이 필요합니다. 처음부터 조직 전체 운영을 함께 하기보다, 작고 짧은 공동 프로젝트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마을 홍보 영상 만들기’, ‘청년 대상 마을 투어 운영’, ‘청년 기획 마켓’ 등으로 실질적인 협업을 경험하게 하고, 그 과정을 통해 신뢰를 쌓는 방식입니다.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성과 공유회를 통해 서로의 역할을 인정하는 문화도 함께 설계해야 합니다. 여섯째, 마을 외부 청년과의 연결을 기획해야 합니다. 마을 안에 청년이 없다고 포기하기보다, 외부 청년과의 연결을 전략적으로 기획해야 합니다. SNS를 통한 로컬 워케이션, 온라인 서포터즈, 청년 콘텐츠 기획단, 영상 제작 파트너십 등으로 느슨한 연대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이후 지역 정착을 희망하는 청년에게는 주거, 교육, 창업, 네트워크 지원을 연계해야 지속 가능성이 생깁니다. 일곱째, 청년과 함께 마을 브랜드를 기획해야 합니다. 청년이 참여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동기는 ‘자기 정체성’입니다. 마을기업이 청년과 함께 지역 브랜딩 프로젝트, 로컬 패키지 개발, 마을 기록 콘텐츠 제작 등을 기획하면, 청년은 단순 직원이 아니라 브랜드의 공동 창업자로 인식하게 됩니다. 이는 곧 정체성과 지속성을 함께 갖게 하는 전략이 됩니다.
청년이 머무는 마을기업, 세대가 함께 가는 조직 만들기
청년은 마을기업의 미래이자, 현재의 활력입니다. 그러나 그들이 단순히 인력 충원 대상이 아니라, 조직의 일원으로서 존중받고, 기획하고, 책임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지 못한다면, 청년은 머무르지 않습니다. 결론에서는 마을기업이 청년 참여를 장기적인 전략으로 설계하고, 세대 간 협업을 통해 지속 가능한 공동체 조직으로 발전하기 위한 방향을 정리합니다. 첫째, 청년이 주도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공간과 역할이 필요합니다. 단지 ‘도와주는 사람’이 아닌, ‘이끌어가는 사람’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기획 구조부터 달라져야 하며, 이를 위해 초기 단계에서부터 청년이 참여하는 기획단을 구성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둘째, 고령층과 청년이 서로의 장점을 인정하는 문화가 중요합니다. 디지털 능력, 아이디어, 감각은 청년의 강점이고, 지역 정보, 관계망, 전통 기술은 고령층의 자산입니다. 서로가 서로를 보완하는 파트너로 인식할 수 있도록 브릿지 역할을 하는 중재자나 코디네이터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셋째, 청년이 마을기업에서 ‘성장 경험’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마을기업은 청년에게 단지 생계 유지 수단이 아닌, 자신의 프로젝트를 실현해보고, 지역에 기여하며, 성장해나갈 수 있는 ‘인큐베이터’로 인식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선 실패를 허용하고, 실험을 지원하며, 성과를 인정하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넷째, 세대 간 협업은 반복 훈련이 필요합니다. 한 번의 워크숍, 한 번의 프로젝트로는 세대 간 이해는 형성되지 않습니다. 지속적인 공동 기획, 공동 회의, 공동 학습을 통해 감정적 신뢰와 실무적 신뢰를 함께 쌓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마을기업은 매년 ‘세대 통합 프로젝트’와 ‘공동 성장 리포트’를 운영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다섯째, 청년이 머물고 싶은 조직은 ‘열린 구조’입니다. 제안할 수 있고, 실패할 수 있고, 질문할 수 있는 조직, 바로 그런 조직이 청년이 오래 함께하고 싶은 마을기업입니다. 조직 문화, 회의 구조, 리더의 태도, 평가 방식 모두가 청년 친화적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결국 마을기업의 미래는 ‘청년과 함께하는 조직’에서만 열릴 수 있습니다. 지역에 사람이 머물고, 관계가 이어지고, 공동체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세대 간의 연결과 협업이 필요합니다. 청년은 단지 새 힘이 아니라, 새로운 방향입니다. 그 방향을 품고 걸어갈 수 있는 마을기업만이 다음 세대의 마을을 설계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