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기업이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단순히 상품을 만드는 것을 넘어 지역 자원을 분석하고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이 글에서는 마을기업이 지역 특성과 주민 역량을 반영해 상품을 기획하고, 자원을 발굴·가공·브랜딩하는 전 과정을 단계별로 설명합니다. 기획 전 시장 조사, 주민 참여형 제품 설계, 관광 연계형 상품 구성, 지역 자원 맵핑 방법 등 실질적인 전략을 통해 마을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좋은 상품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의 의미를 담는 일
마을기업의 존재 목적은 단순한 수익 창출이 아닙니다. 지역의 문제를 주민 스스로 해결하고, 지역 내 자원을 기반으로 공동체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목적에서 출발합니다. 따라서 마을기업이 기획하는 상품은 단지 팔기 위한 제품이 아니라, 지역의 정체성과 주민의 삶, 공동체의 가치가 담긴 ‘사회적 메시지’를 함께 전해야 합니다. 이는 마을기업 상품 기획이 단순히 제품 생산이 아니라 ‘지역을 설계하고 스토리화하는 일’이라는 점에서 매우 전략적인 과정임을 의미합니다. 2025년 현재 전국의 마을기업들은 다양한 형태의 상품을 기획·제조·판매하고 있습니다. 농산물 가공식품, 전통 공예품, 지역 체험 프로그램, 관광 연계 기념품, 지역 정보 책자, 교육 키트, 로컬 브랜드 제품 등 그 형태는 점점 다양해지고 있으나, 공통적으로 ‘지역에 기반한 콘텐츠’라는 특징을 지닙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제품은 있지만 소비자와 연결되지 않거나, 지역 자원이 명확히 반영되지 않아 차별성이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초기 마을기업일수록 상품 기획의 방향성이 정립되지 않아 시행착오를 겪기 쉬운 구조입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마을기업의 상품 기획 단계부터 ‘지역 자원 분석 → 소비자 관점 기획 → 주민 참여 설계 → 유통 구조 연결 → 스토리텔링 구성’까지 전 과정을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마을의 자연 자원, 인문 자원, 사회 자원, 관계 자원 등 다양한 형태의 로컬 자산을 어떻게 상품화할 것인지, 그리고 그 상품을 통해 지역 사회와 소비자 간 어떤 연결을 만들어낼 것인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서론에서는 마을기업 상품이 단순한 상업적 목적이 아닌, 지역의 의미를 담아내는 ‘가치 전달 수단’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를 기획하고 실행하기 위해 필요한 전략적 사고의 출발점을 제시했습니다. 본론에서는 마을기업이 실제 상품을 기획하는 데 있어 적용할 수 있는 지역 자원 분석과 활용 전략, 주민 참여 기획법, 소비자 연결 전략을 구체적으로 안내합니다.
지역 자원을 기반으로 한 상품 기획 전략
마을기업의 상품 기획은 단순히 ‘무엇을 만들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 마을이 무엇을 가지고 있고,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으며,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전달할 것인가’를 종합적으로 설계하는 과정입니다. 본론에서는 지역 자원을 기반으로 한 마을기업 상품 기획의 5단계 전략을 중심으로 실무 적용이 가능한 방법을 제시합니다. 첫째, 지역 자원 맵핑과 자산 목록화. 마을기업 상품 기획의 출발점은 지역 자원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일입니다. 여기서 자원은 단순히 자연환경이나 농산물만이 아닙니다. 전통 기술, 마을의 역사, 주민의 기술, 오래된 이야기, 지역 축제, 특이한 기후나 지형, 오래된 건물, 지역 방언, 마을 해설사 등 보이지 않는 ‘관계 자원’까지 포함됩니다. 이 자원을 ‘자원 맵’으로 시각화하고, 유형별로 나눈 후 상품화 가능한 키워드를 도출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둘째, 소비자 관점에서의 상품 재해석. 자원은 상품이 아니며, 자원이 곧 팔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지역 자원을 어떤 소비자에게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가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단순한 ‘청국장’이 아닌, ‘90세 할머니가 직접 띄우는 60년 전통 청국장’이 되어야 하고, ‘옛 우물’이 아닌 ‘마을 세 여인이 매일 아침 함께 물 긷는 장소’가 되어야 합니다. 소비자의 감정과 기억에 호소할 수 있는 메시지로 지역 자원을 재구성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셋째, 주민 참여 중심의 제품 기획. 마을기업의 강점은 지역 주민이 직접 참여한다는 점입니다. 상품 기획 단계에서부터 주민 인터뷰, 아이디어 회의, 시제품 제작 참여 등 다양한 방식으로 주민이 직접 개입하면, 제품에 대한 애착도와 운영의 지속성이 높아집니다. 특히 생산자-소비자 관계가 아닌, ‘함께 만드는 협력자’로의 관계가 형성되면 마케팅에서도 진정성이 자연스럽게 형성됩니다. 넷째, 유통 가능성까지 고려한 기획. 마을기업은 종종 ‘좋은 제품은 있지만 팔 곳이 없다’는 문제에 직면합니다. 이는 상품 기획 단계에서 유통 채널과 포지셔닝이 미리 설정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체험 연계 기념품인지, 온라인 소형 택배 상품인지, 로컬마켓 전용 상품인지에 따라 원가, 패키지, 보관 방식, 내용물이 모두 달라져야 합니다. 상품 기획 초기에 어떤 유통 채널에서 팔 것인지를 설정해야 합니다. 다섯째, 스토리 기반의 브랜딩 설계. 마을기업 상품은 브랜드가 곧 스토리입니다. 제품 자체보다도 그 제품이 왜 만들어졌는지, 누가 만들었는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소비자가 이해할 수 있어야 구매가 이어집니다. 이를 위해 제품 패키지에는 스토리 카드, 제작자 사진, 마을 지도 등을 포함하고, SNS 콘텐츠에서는 상품 제작 과정을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담아내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이러한 전략을 바탕으로 한 상품 기획은 지역의 정체성과 소비자의 감정을 동시에 고려한 설계가 가능하며, 단순한 로컬 제품을 넘어서 ‘사회적 의미를 지닌 기념품’으로 자리잡을 수 있습니다.
상품을 넘어 마을을 전하는 기획이 되기 위하여
마을기업의 상품은 단지 ‘판매를 위한 물건’이 아닙니다. 그것은 지역의 역사와 사람, 풍경과 기억, 공동체의 희망이 담긴 ‘가치의 그릇’입니다. 결론에서는 마을기업이 상품 기획을 통해 지역 자원을 제대로 활용하고, 마을과 사람을 연결하는 전략적 실천 방안을 종합적으로 정리합니다. 첫째, 기획보다 먼저 주민의 이야기를 들어야 합니다. 좋은 제품은 소비자의 필요를 반영해야 하지만, 마을기업의 제품은 그에 더해 주민의 삶과 자부심이 담겨야 합니다. 주민들이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있고, 무엇을 자랑스러워하는지를 먼저 듣는 과정이 필요하며, 그 안에서 상품의 핵심 메시지가 도출됩니다. 둘째, 제품보다 메시지가 먼저입니다. 지역 자원을 상품화할 때 중요한 것은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가’입니다. 환경을 지키자는 메시지, 여성의 경제 활동을 돕자는 메시지, 전통 문화를 보전하자는 메시지 등 상품의 존재 이유가 명확해야 제품의 가치는 지속됩니다. 셋째, 판매보다 관계를 설계해야 합니다. 마을기업 상품은 소비자와의 일회성 거래가 아니라, 장기적 관계 형성을 목표로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한 번 사고 끝나는 제품’이 아니라, ‘마을과 연결되는 경험’으로 기획되어야 하며, 정기 소식지, 후속 제품, 체험 연계, 마을 방문 혜택 등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넷째,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시도해야 합니다. 모든 상품이 처음부터 성공할 수는 없습니다. 시제품 단계에서부터 피드백을 받고, 작게 시작하고 빠르게 수정하며, 주민과 함께 기획을 반복하는 과정을 통해 점차 완성도 높은 제품으로 발전시켜야 합니다. 다섯째, 상품 하나가 마을 전체의 얼굴이라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마을기업의 상품은 단순히 조직의 성과물이 아니라, 마을 전체의 이미지이자 정체성을 대변합니다. 그러므로 상품 기획은 ‘우리 마을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해야 하며, 기획자 혼자가 아니라 주민 전체의 공감과 동의 속에서 완성되어야 합니다. 결국 마을기업의 상품 기획은 ‘지역의 의미를 형태로 만들고, 그것을 외부와 연결하는 일’입니다. 이 일이 잘 이뤄졌을 때, 우리는 단지 하나의 물건을 판 것이 아니라, 마을을 알리고, 주민의 삶을 존중받게 하고, 지역의 가치를 공유한 것이 됩니다. 그 과정이 곧 마을기업의 존재 이유이며, 지속 가능한 운영의 가장 강력한 기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