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기업의 지속 가능성은 운영자의 역량뿐 아니라 구성원 전체가 참여하고 신뢰할 수 있는 의사결정 구조와 거버넌스 체계에서 비롯됩니다. 이 글에서는 마을기업의 내부 운영 체계를 민주적으로 정비하고, 갈등 예방과 참여 확장을 위한 거버넌스 설계 전략을 안내합니다. 운영 규약 정비, 의사결정 주체 명확화, 회의 구조 구성, 총회 운영 매뉴얼화, 대표 리더십 구조 다양화 등 실무 중심의 전략을 소개합니다.
좋은 결정은 구조에서 나온다
마을기업은 주민이 주도하고 자원을 활용해 공동의 이익을 실현하는 조직입니다. 이 조직이 한 사람의 힘이 아닌 공동체의 이름으로 운영되려면, 누구나 동등하게 참여하고 신뢰할 수 있는 의사결정 구조가 필요합니다. 처음에는 친분과 열정으로 출발할 수 있지만, 조직이 커지고 다양한 사업과 구성원이 생기면 ‘어떻게 함께 결정할 것인가’는 마을기업 운영의 핵심 과제가 됩니다. 마을기업의 많은 문제는 운영의 방식보다 결정의 방식에서 시작됩니다. 정보가 일부에만 집중되거나, 특정인이 모든 결정을 내리는 구조가 장기화될 경우, 구성원은 소외감을 느끼고 신뢰는 약화됩니다. 반대로 모든 결정을 다수의 합의 없이 처리하게 되면 갈등과 혼란이 반복되고 사업 추진 속도도 느려집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민주성과 효율성의 균형을 갖춘 거버넌스 설계’입니다. 2025년 현재, 행정안전부를 포함한 다양한 정책기관은 마을기업의 거버넌스 강화를 핵심 과제로 보고 있습니다. 마을기업 운영 과정에서 투명한 회의 운영, 주민 참여 기반 의사결정, 책임 있는 역할 분담, 대표와 실무자 간 소통 체계 확보는 운영 평가에도 중요한 기준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이제 마을기업은 단순히 ‘함께 한다’는 구호를 넘어, 실제로 어떻게 함께 결정하고 책임지는지를 설계해야 할 시점입니다. 서론에서는 마을기업이 사람 중심의 조직이지만, 그 사람들 간의 결정 구조가 불안정할 경우 결국 운영의 한계가 명확해진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본론에서는 마을기업이 실질적인 민주적 운영 체계를 갖추기 위한 거버넌스 설계 전략을 단계별로 안내합니다.
마을기업 거버넌스 설계와 의사결정 구조 정비 전략
마을기업의 거버넌스는 단지 누가 대표인가를 정하는 문제가 아니라, 정보가 어떻게 공유되고, 누가 어떻게 결정하며, 그 책임은 어떻게 공유되는가를 포함하는 운영의 구조입니다. 이를 정비하기 위해서는 참여 주체 정리, 의사결정 절차 구성, 회의 구조 매뉴얼화, 역할 명확화 등의 전략이 필요합니다. 본문에서는 마을기업 거버넌스 체계를 정비하기 위한 6단계 실무 전략을 정리합니다. 첫째, 참여 주체 구조의 정리입니다. 마을기업에는 정관상 의사결정 주체인 총회, 이사회 또는 운영위원회, 실무자, 주민 참여 그룹 등 다양한 주체가 존재합니다. 이들을 구분하고 각 주체의 권한과 책임을 문서로 명확히 정의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총회는 조직의 방향성과 예산 승인, 운영위원회는 월별 주요 사업 결정, 실무자는 실행과 기록 책임 등으로 구조를 설정합니다. 둘째, 의사결정 절차의 공식화입니다. 어떤 안건이 언제 누구에게 전달되고, 어떤 회의에서 어떤 방식으로 결정되는지를 단계별로 정리합니다. 모든 안건이 동일한 절차를 따를 필요는 없으며, 안건 유형별로 경중을 구분해 절차를 단순화하거나 다르게 설정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의사결정 흐름도’와 ‘안건 보고 양식’을 도입하면 효율성이 높아집니다. 셋째, 회의 구조의 정비와 매뉴얼화입니다. 마을기업의 회의는 정보 공유, 토론, 결정, 실행까지를 포함하는 매우 중요한 공간입니다. 회의는 정기 총회, 분기 운영위 회의, 월별 실무회의, 주간 실무자 공유회 등으로 계층별로 구성하고, 회의 목적과 안건 종류에 따라 회의 방식도 구분합니다. 회의 안건 제출 기한, 회의록 작성 기준, 회의 의장 운영 매뉴얼, 의결 기준(정족수, 찬반 비율 등)을 매뉴얼화해야 합니다. 넷째, 리더십 구조의 다양화입니다. 마을기업은 대표 1인 중심 구조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지만, 그에 따른 과도한 책임 집중과 내부 피로도가 높아질 수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공동대표제, 팀별 리더 운영, 로테이션 리더십 등 다양한 리더십 구조를 실험해볼 수 있습니다. 특히 운영위원장이 회의를 주관하고, 대표는 외부 업무에 집중하는 식의 역할 분담도 실무적입니다. 다섯째, 거버넌스 체계 교육과 공유입니다. 설계된 거버넌스 구조는 구성원이 함께 이해하고 실천해야 의미가 있습니다. 신규 구성원을 위한 거버넌스 오리엔테이션, 정기 교육 프로그램, 조직도 공유, 회의 시 역할 점검 등으로 구조를 조직 문화 안에 내재화합니다. 이때 시각적 도구(거버넌스 차트, 회의 흐름도 등)를 적극 활용하면 효과적입니다. 여섯째, 거버넌스 체계 점검과 보완입니다. 운영이 시작되면 실제로 계획한 구조가 현장에서 잘 작동하는지 점검해야 합니다. 연 1회 ‘거버넌스 진단 회의’를 열어 문제점과 개선점을 논의하고, 필요 시 정관과 규약, 회의 운영 방식을 조정합니다. 이 회의는 조직의 민주성과 효율성을 유지하는 핵심 점검 도구입니다. 이러한 전략을 바탕으로 마을기업이 거버넌스 구조를 정비하면, 구성원 간의 신뢰가 회복되고, 갈등은 줄어들며, 외부의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조직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좋은 운영은 민주적인 결정에서 시작된다
마을기업은 공동체를 기반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공동의 결정을 내리는 방식이 곧 조직의 건강 상태를 드러냅니다. 한 사람의 열정이 아닌 다수의 합의로 운영되는 조직, 누군가의 희생이 아닌 역할 분담과 책임 공유로 유지되는 조직이 진정한 마을기업입니다. 결론에서는 마을기업이 민주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설계하고, 실천 가능한 거버넌스를 만들기 위한 핵심 전략을 정리합니다. 첫째, 거버넌스는 명확해야 합니다. 불분명한 구조는 갈등의 원인입니다. 참여 주체, 권한, 책임, 절차를 명확히 하고 문서화해야 구성원이 신뢰할 수 있습니다. 둘째, 거버넌스는 실행 가능해야 합니다. 이상적인 구조보다 조직의 현재 역량과 인원 규모, 사업 성격에 맞는 실현 가능한 구조가 중요합니다. 시작은 단순하게, 점진적 개선이 바람직합니다. 셋째, 거버넌스는 문화가 되어야 합니다. 문서화된 구조만으로는 작동하지 않습니다. 회의 문화, 소통 방식, 갈등 조정 태도, 리더십 스타일 등 조직의 일상 문화 속에서 거버넌스가 자연스럽게 작동해야 합니다. 넷째, 거버넌스는 참여로 완성됩니다. 함께 결정하지 않는 조직은 함께 성장할 수 없습니다. 의사결정에 참여한 구성원은 결과에 책임지고, 조직에 소속감을 느낍니다. 다섯째, 거버넌스는 성장의 도구입니다. 잘 설계된 의사결정 구조는 단지 갈등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조직의 전략을 실행하고, 외부와 연결하며, 마을의 미래를 함께 그리는 기초가 됩니다. 결국 마을기업이 지속 가능하려면 사람만큼 구조가 중요합니다. 거버넌스는 조직을 지탱하는 뼈대이며, 그 뼈대 위에서 공동체는 더 멀리, 더 단단하게 나아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