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기업은 사람 중심의 조직이기에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글에서는 마을기업이 조직 내부의 갈등을 예방하고 발생한 갈등을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구조적 장치와 운영 전략을 소개합니다. 사전 예방 교육, 규칙 수립, 의사결정 체계의 명확화, 중재자 지정, 갈등 사례 대응 매뉴얼 구성 등 실무 중심의 문제 해결 시스템 구축 방법을 안내합니다. 건강한 조직 문화가 지속 가능한 마을기업의 핵심 자산임을 강조합니다.
갈등은 없애는 것이 아니라 관리하는 것이다
마을기업은 주민이 함께 모여 지역 자원을 활용해 사업을 운영하고, 그 수익을 공동체와 나누는 사회적 경제 조직입니다. 이러한 구조는 주민 주도의 참여와 협력을 전제로 하지만, 동시에 다양한 연령, 가치관, 생활 패턴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일한다는 점에서 갈등이 발생하기 쉬운 환경이기도 합니다. 특히 친밀한 관계에서 시작한 조직일수록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고 잠복되기 쉬우며, 일정 시간이 흐른 뒤 폭발적인 문제로 나타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2025년 현재, 전국의 마을기업 실무자와 운영자들이 가장 많이 겪는 어려움 중 하나가 내부 갈등입니다. 사업 추진 방향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거나, 역할과 책임에 대한 불균형, 정보 비대칭, 회계 투명성에 대한 의심, 일부 구성원의 소극적 태도 등 다양한 갈등 요소가 존재합니다. 특히 갈등이 반복되거나 장기화될 경우 조직 전체의 동력이 약화되고, 사업이 중단되거나 핵심 인력이 이탈하는 등 심각한 후유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갈등 자체는 반드시 부정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갈등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고, 잘못된 운영 구조를 개선할 기회가 되며,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갈등을 '없애려는 것'이 아니라, 갈등을 '관리하고 조정할 수 있는 구조'를 미리 갖추는 일입니다. 마을기업이 갈등에 강한 조직이 되기 위해서는 제도적 장치와 문화적 준비가 모두 필요합니다. 서론에서는 마을기업이 사람 중심의 조직이기에 갈등이 불가피하다는 점, 그리고 갈등을 조직 성장의 계기로 만들기 위해서는 구조적인 예방과 대응 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본론에서는 마을기업이 갈등을 예방하고 해결하기 위해 구축해야 할 내부 구조와 운영 전략을 구체적으로 안내합니다.
갈등 예방과 해결을 위한 조직 시스템 설계
마을기업 내 갈등은 특정 사건에 의해 촉발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조직 구조의 불명확함, 소통 방식의 부재, 기대치의 차이에서 비롯됩니다. 따라서 갈등을 줄이기 위해서는 단순한 대응을 넘어 구조적 예방 체계를 만드는 것이 우선입니다. 본론에서는 마을기업이 실천할 수 있는 갈등 예방 및 대응 전략을 5가지로 정리합니다. 첫째, 갈등 예방을 위한 정기 교육 시스템 도입입니다. 마을기업은 구성원 간 교육을 통해 공동의 언어와 이해의 기준을 만들어야 합니다. 정기적인 운영자 워크숍, 회의 운영 교육, 감정 소통 교육, 퍼실리테이션 기본 교육 등은 구성원 간 갈등을 줄이는 데 효과적입니다. 교육을 통해 회의의 목적, 발언의 방식, 피드백 문화 등을 공유하면 사소한 오해로 인한 갈등이 예방됩니다. 둘째, 의사결정 구조의 명확화입니다. 모든 의사결정을 회의에서 한다고 해서 민주적인 것은 아닙니다. 어떤 사안은 대표가, 어떤 사안은 운영위가, 어떤 사안은 전체 총회가 결정해야 하는지 사전에 규정하고, 이를 문서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처럼 역할과 권한, 책임의 경계를 명확히 해두면, 책임 회피나 권한 남용으로 인한 갈등이 줄어듭니다. 셋째, 조직 내 중재자 시스템 구축입니다. 마을기업은 정규 조직 외에 중재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내부 인사나 외부 전문가를 지정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운영위원 중 한 명을 '신뢰받는 중재자'로 선정하거나, 지역 중간지원기관과의 협약을 통해 외부 중재자를 미리 지정해두는 방식이 있습니다. 분쟁이 발생했을 때 중립적인 제3자의 존재는 갈등이 감정적으로 번지는 것을 방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넷째, 갈등 대응 매뉴얼 작성과 공유입니다. 갈등이 발생했을 때 어떤 절차로 해결할 것인지 명확한 프로세스를 문서로 정리해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내부 조정 → 운영위 논의 → 중재자 개입 → 외부 기관 조정 등의 단계별 대응 체계를 마련하고, 모든 구성원에게 공유합니다. 매뉴얼에는 시간 제한, 서면 기록 여부, 비밀 보장 등 실무적인 지침도 포함되어야 합니다. 다섯째, 정기적인 감정 공유 회의 운영입니다. 마을기업은 '업무 회의' 외에도 감정이나 분위기를 점검할 수 있는 '공동체 회의'를 정기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한 달에 한 번은 업무가 아닌 감정과 관계에 초점을 둔 회의를 열고, 서로의 피로도, 불편했던 상황, 고마웠던 일 등을 이야기하는 시간으로 구성합니다. 이 회의는 감정의 누적을 방지하고, 일상적인 소통을 회복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이러한 구조적 장치와 예방 전략은 단기간에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조직 내부의 신뢰를 회복하고, 운영 안정성을 높이는 기반이 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갈등을 회피하거나 감추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함께 관리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것입니다.
건강한 조직은 갈등을 잘 다룬다
마을기업은 사람이 중심인 조직입니다. 사람이 모여 일하고, 의견을 나누고, 결과를 함께 나누는 구조이기에 갈등은 피할 수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갈등이 발생했을 때, 그것을 어떻게 다루는가입니다. 결론에서는 마을기업이 갈등을 조직의 위기가 아닌, 성장의 기회로 전환하기 위해 실천해야 할 핵심 전략을 정리합니다. 첫째, 갈등을 문제로만 보지 않아야 합니다. 갈등은 서로 다른 시선과 가치가 충돌하는 지점이며, 그 안에는 조직을 더 건강하게 만들 수 있는 단서가 숨어 있습니다. 갈등은 피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이해해야 할 과정입니다. 둘째, 제도보다 문화가 우선입니다. 갈등을 예방하고 해결하는 데 있어 문서화된 절차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서로를 존중하고 들어주는 조직 문화입니다. 구성원 간의 신뢰, 유연한 태도, 열린 대화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아무리 정교한 절차도 작동하지 않습니다. 셋째,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갈등은 처음 발생했을 때 빠르게 인식하고 조율해야 합니다. 작은 오해도 방치하면 오랜 시간 쌓이게 되고, 회복하기 어려운 감정의 골이 생깁니다. 문제가 감지되면 가능한 한 조기에 회의를 통해 풀고, 필요하다면 중재자 개입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넷째, 갈등 해결을 위한 교육이 필요합니다. 마을기업은 갈등을 자연스럽게 다루는 기술을 갖춘 구성원을 키워야 합니다. 이를 위해 조직 내 퍼실리테이터를 양성하거나, 갈등 중재 교육을 주기적으로 시행하여 조직의 대응력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다섯째, 갈등 이후의 회복이 중요합니다. 갈등이 해결되었더라도 구성원 간 감정은 쉽게 회복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갈등 이후에는 성찰의 시간, 관계 회복 워크숍, 공동 회의 등을 통해 다시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갈등은 단지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이후 관계를 다시 설계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마을기업이 건강한 조직으로 남기 위해서는 갈등을 잘 다룰 수 있어야 합니다. 갈등을 부정하거나 회피하지 않고, 예방하고 관리하며, 해결 이후까지 책임지는 운영 문화를 만든다면 마을기업은 그 자체로 하나의 성숙한 공동체가 될 수 있습니다.